송광사(松廣寺)는 전라남도 순천시 송광면 신평리 조계산(曹溪山) 자락에 자리한 대한불교 조계종 21교구의 본사이다.
조계산(曹溪山) 북서쪽 자락에 자리잡은 송광사는 우리나라 삼보사찰의 하나인 승보사찰(僧寶寺刹)의 근본도량으로서, 한국불교와 역사를 함께해온 유서깊은 고찰이다. 이곳은 신라 말 혜린(慧璘) 스님이 창건한 후 고려시대 보조국사(普照國師) 지눌(知訥) 스님이 주석하며 정혜결사(定慧結社) 운동을 일으킨 곳이자 열여섯 분의 국사(國師)를 배출한 도량으로, 현대의 법정스님에 이르기까지 고승들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다.
불교에서는 부처(佛)와 부처의 가르침(法)과 그 가르침에 따라 깨달음을 구하는 승려(僧)를 세 가지 보물이라 하여 삼보(三寶)라 일컫는데, 송광사가 승보종찰이라 불리는 까닭은 보조국사 이후 불교개혁을 위한 결사운동과 이를 실천하는 참선수행의 전통을 확립하여 수많은 국사와 대선사들을 배출해왔기 때문이다.
또한 참선수행을 위한 선원(禪院)과 경전교육기관인 강원(講院), 계율교육기관인 율원(律院)을 모두 갖추고 있는 총림(叢林)으로서, 해인사ㆍ통도사ㆍ수덕사ㆍ백양사와 함께 5대 총림 중 하나인 조계총림의 위상을 지니고 있다
사적(寺蹟)에 의하면 송광사는 고려 명종 때 이미 80여 동의 건물을 가진 대사찰이었고, 6.25로 소실되기 전만 하여도 건물 총수가 80여 동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현재는 약 50여 동의 건물로 중건 불사하여 그 사격을 유지하고 있다.
송광사는 조계산 줄기를 뒤로 두고 서향하여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는데, 이러한 가람배치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형태이다. 이는 산자락이 열려 있는 서쪽을 향해야 앞이 트이고, 조계천의 물줄기를 절 앞에 둔 채 남북으로 뻗은 산줄기가 좌청룡 우백호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지형 탓으로 여겨진다. 땅의 모양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풍수지리적 조건을 적절하게 수용한 결과인 것이다.
또한 (亞)字 형태를 하고 있는 가람배치형태도 특이하다. 이는 口字 형태의 일반적인 가람배치가 산새의 기운을 해치고 극하는기운을 달래주기위해 네 귀퉁이를 잘라낸 亞 자형으로 배치한것이다. 송광사 주변의 산의 기운을 16국사의 부도가 각각 16군데의 혈에 자리잡고 있는것도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아마도 16국사의 자애로운 마음으로 열심히 정진하는 학승을 보살펴 주기위함이 아닐까 한다.
이런 까닭에 송광사는 규모 있는 다른 사찰들과는 달리, 일주문ㆍ천왕문 등 사찰로 진입하는 공간이 길지 않고 한데 어우러진 배치로 되어 있다. 따라서 유난히 큰 대웅보전(大雄寶殿)의 앞마당을 중심으로 주변에 건물들이 포진해 있는 형태이다. 특히 선종에 바탕을 두고 화엄사상을 접하였던 보조국사(普照國師)의 사상에 근거하여 가람이 이루어져, 선종사찰로서의 특성과 함께 화엄일승법계도(華嚴一乘法界圖)에 따른 배치가 나타나 있다.
산기슭에 위치한 산지가람으로서, 계류를 건너 경내로 들어서면 진입순서에 따라 상ㆍ중ㆍ하단의 세 영역으로 가람의 성격이 구분된다. 일주문ㆍ천왕문ㆍ종고루 등 진입순서에 따라 각각 진입부의 성격을 지닌 하단, 대웅보전을 중심으로 승보전ㆍ지장전ㆍ약사전ㆍ영산전 등의 예배도량과 사찰 종무 및 승원구역으로 구성된 중단, 수선사ㆍ설법전ㆍ선방 등 선 수행을 위한 선원부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상단으로 구분된다.
특히 대웅보전 뒤쪽 높은 석축 위의 상단에 선원의 성격을 지닌 설법전ㆍ수선사를 비롯하여 조선 초기의 주요 건물인 하사당(下舍堂)ㆍ국사전(國師殿) 등을 두었는데, 이는 사찰에서 선종이 중심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또한 건물들이 대웅보전을 중심으로 한 중심축선이나 이에 직교하는 축에 놓여 있으면서도 정확하게 일치되기보다는 조금씩 틀어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역시 선종사찰의 특성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또한 송광사의 가람배치는 법계도(法界圖)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어 경내에서는 비를 맞지 않고도 다닐 수 있었다고 한다.
이는 「국사전중창상량명병서(國師殿重刱上樑銘幷序)」와 「해청당중수기(海淸堂重修記)」의 내용 가운데, “법계도의 모양에 따라 건물을 배치하려 했고 요사채의 명칭을 법계도의 내용과 관련하여 지었다”는 기록을 통해 건물의 배치계획이 법계도와 관련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세로(縱) 축선을 중심으로 위ㆍ아래로 배치되는 일반 사찰들과는 달리, 대웅보전을 정점으로 하여 각 건물들이 직교축(直交軸)을 형성하며 둘러싸고 있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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